#영화 #불한당 #후기
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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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클리셰로 시작해서 오묘한 감정으로 끝나는 영화. 누군가는 ‘클리셰를 이용한 탈클리셰’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뻔히 예상되는 장면과 대사들로 가득하지만, 영화는 보통 느와르랑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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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설경구와 임시완의 케미, 둘의 묘하고 뜨거운 관계, 이런 것들이 수많은 관객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내 친구들 중에도 이 영화를 사랑하는 아이들이 정말 많으니까. 다만 그런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일차적으로 이 영화의 장르가 느와르라는 점을 조금 망각했던 것 같다. 생각만큼 끈적하게 무언가 나타나진 않았다. 그러나 ‘아, 이건 찐이다’라고 느낄만한 지점이 분명 있다고 열변을 토하던 동기의 말에는 동감한다. 그 장면은 확실히 의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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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솔직히 말해서 설경구와 임시완, 이 두 배우가 아니었더라면 정말 흔하디 흔한 ‘한국 범죄 액션 느와르 영화’다. 그러나 둘의 연기력과 페이스 자체에서 나오는 매력은 끝내준다. 특히 임시완은, 요즘 ‘타인은 지옥이다’를 보고 있기도 하지만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배우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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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또 한가지 재밌었던 장면은 선악은 명확하게 나뉘지만, 인물 안의 선악은 불분명했다는 점이다. 천인숙이라는 캐릭터는 분명 악을 쫓는 선이지만, 도저히 선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차라리 악하고 잔인하더라도, 정서적 유대감이 더 느껴지는 설경구를 응원하고 싶어질 정도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에 조현수가 총을 미친듯이 쏘는 그 장면이 너무 통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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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설경구와 임시완의 조합을 어디선가 한 번 더 보고 싶다. 장르가 어떻든, 불한당 속 관계랑 비슷한 설정으로 또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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