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율이123개월+혜강이100개월
💂🇫🇷 2월/여행 7일차 🇬🇧💂♀️
오전 11시에 있는 근위병교대식을 보러갔다. 영국의 황금기를 이끈 빅토리아여왕 동상 뒤에 버킹엄궁전이 있다. 구름떼같은 군중이 모일때쯤 근위병들은 격식을 갖춰 퍼레이드를 보여준다. 흥미로워할 줄 알았던 율이는 명예직 국왕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동화책 속에서 백성들이 왕을 사랑하고 왕의 행차를 구경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여전히 왕을 필요로 하는지도.
조선의 이순신, 영국의 넬슨, 네덜란드의 로이테르 장군이 보여준 인간을 뛰어넘는 인간상을 경외하는 혜율이를 위해 트라팔가 광장으로 향했다. 그곳엔 영국이 낳은 위대한 해군제독 호레이쇼 넬슨의 기념탑이 있다. 궁극적으로 나폴레옹을 몰락시키고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이끈 트라팔가 해전에서 숨을 거두며 그가 남긴 "신이여, 제 임무를 완수했나이다(Thank God, I have done my duty)"라는 감사 기도에는 전율이 있다. 불가능한 전쟁에 임했던 그러나 바로 그 불가능성으로부터 새로운 가능성을 도출하고 역사의 다음 장을 개시할 수 있었던 영웅들에게 영감을 받는 내 아들도 마지막 순간에 후회없이 감사할 수 있는 생을 살길 바랐다.
템즈강을 따라 산책하며 국회의사당의 빅벤과 런던아이를 보았다. 왕실의 존립과 권력에 대해서 심드렁하던 율이는 웨스트민스터 시스템으로 불리는 영국헌법이나 총리와 양당체제 내각의 정치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였다. 거기서 시작된 율이와 아빠의 토론은 밤이 될 때까지 이어졌다. 율이야, 기억해. 너를 향한 아빠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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